「“가자!파리로 살러 가지 말고 죽으러 가자.
나를 죽인 곳은 파리다. 나를 정말 여성으로 만들어 준 곳도 파리다.
나는 파리로 가서 죽으련다. 찾을 것도,만날 것도,얻을 것도 없다.
돌아올 것도 없다.영구히 가자. 과거와 현재 공(空)인 나는 미래로 가자.
사남매 아해들아! 에미를 원망치 말고 사회제도와 잘못된 도덕과 법률과 인습을 원망하라.
네 에미는 과도기에 선각자로 그 운명의 줄에 희생된 자였더니라.
후일,외교관이 되어 파리 오거든 네 에미의 묘를 찾아 꽃 한 송이 꽂아다오.”」
나혜석은1934년’삼천리‘에 ’이혼고백서‘를 발표하여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최린에게 정조유린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그러자 사람들이 더욱더 그녀에게서 등을 돌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찬 나혜석은 당시의"사회제도와 잘못된 도덕과 법률과 인습"에 대항하는 격렬한 저항이 담긴 시를 썼다.자신을 과도기의 선각자로,또"그 운명의 줄에 희생된 자"로 간주했다.
대본연습 자료제공:세미협
주최 측은 “이 낭독극은 나혜석의 예술 세계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겨졌던 인간 나혜석의 고뇌와 분투, 이혼 후 사회적 매장, 여성의 지위에 대한 치열한 문제 제기를 중심으로 서사를 풀어간다”며 “특히 이번 공연은 미술인과 연극인이 공동으로 참여한 융합적 구성으로, 예술인의 복합적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을 묻는 형식의 실험이 돋보일 것”이라고 했다.